다 망해도 코스트코는 왜 잘될까? 가격, 구조, 비밀 전격 해부!
지난 주말 코스트코를 방문했습니다.
10여년 전 방문 이후 두 번째.
코스트코를 이용하지 않는다고 하면 놀랄지도 모르겠지만, 지금까지는 가야하는 이유가 없어서 가지 않았고, 한꺼번에 너무 대용량의 음식이나 물건을 사야한다는 부담감에 갈 생각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무조건 온라인 배송으로 음식과 물건을 구매하고 있기에 더더욱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딱 사고 싶은 물건 하나만 사고 나오자고 하며 코스트코에 머무른 시간은 채 30분 남짓이지만 그 사이 참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길거리에도 보이지 않던 이 많은 사람과 차들이 모두 여기 코스트코에 모여 있었구나.'
'이렇게 사람 많고 복잡한 곳, 한참을 기다려야만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는 곳에 정말 많은 사람들이 기꺼이 찾아드는구나.'
'주차장은 진짜 넓게 잘해놨다.'
그리고
십여년 전에나 할 법한 회원가입 프로세스.
사진찍고 사진 박아서 발급해 주는 회원카드와 반드시 가지고 다녀야 하고 형식적인건지 모르겠지만 타인은 사용할 수 없다는 것.
현대카드 또는 현금으로 밖에 계산이 안된다는 기막힌 결제 서비스. (현대카드도 없고 현금도 없어서 다른 카드로 현금서비스 받아서 결제하고 나옴)
결제까지 다 하고 나오는데 직원들이 줄줄이 서서 영수증을 또 한 번 확인.
수많은 한국의 대형마트들이 적자다 뭐다 난리인 마당에, 차도 사람도 넘쳐나는 코스트코가 그저 신기할 따름이었습니다.
그리고 나오면서, 또 오게될까 싶었습니다.
아직 코스트코의 매력(?)을 느끼지 못해서 그런걸지도 모르겠습니다.
마트가 줄줄이 무너지는 시대, 왜 코스트코만 승승장구할까?
대형마트가 예전 같지 않습니다.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한국의 대표 마트들이 줄줄이 구조조정, 매장 축소, 적자 보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유독 '코스트코(Costco)'만은 반대로 호황을 누리고 있습니다.
도대체 무엇이 다른 걸까요?
코스트코는 어느 나라 기업인가?
코스트코(Costco Wholesale Corporation)는 미국 회사입니다.
1983년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에서 시작되었으며, 현재 전 세계 14개국에 매장을 운영 중입니다.
전 세계 14개국에서 약 870여 개 매장 운영 (2025년 기준) 중이며, 한국에는 1994년 서울 양재점을 시작으로 현재 18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다른 마트들은 왜 힘들까?
- 온라인 쇼핑의 급성장: 쿠팡, 마켓컬리, SSG.com 등 온라인 유통채널의 성장으로 오프라인 매장 방문이 줄어듦
- 배달 문화 확산: 마트 가는 대신 클릭 한 번으로 필요한 모든 걸 집 앞까지 받는 소비자 증가
- 고정비 부담: 임대료, 인건비, 전기세 등 물리 매장의 고정비 증가
- 트렌드 변화: 1인가구 증가, 소용량 선호, 프리미엄 제품 소비 증가 등 변화에 빠르게 적응하지 못함
그럼 코스트코는 뭐가 다른 걸까?
1. 회원제 구조
코스트코는 연회비를 내고 입장하는 방식입니다.
- 연회비: 약 38,500원 (2025년 기준, 개인), 사업자로 가입하면 5,000원 할인됩니다.
- 단순한 유료입장이 아니라, '가입한 사람만 이용할 수 있는 프라이빗한 느낌'을 줍니다.
- 연회비 수익은 코스트코 전체 영업이익의 70~80%를 차지할 정도로 중요한 수익원입니다.
2. 박리다매 + 대용량 판매
제품 종류를 극단적으로 줄이고(약 3,700개 이하), 동일 상품을 대량으로 싸게 들여와 마진을 낮추고 빠르게 판매합니다.
일반 마트보다 상품 종류는 적지만, 가격 경쟁력이 높습니다.
3. 마진율을 극단적으로 낮게
- 일반 마트 마진율: 20~30%
- 코스트코 평균 마진율: 약 10% 이하
이익을 상품 마진에서 내는 것이 아니라, 연회비와 빠른 재고 회전으로 확보합니다.
4. ‘보물찾기 쇼핑’ 유도
시즌마다 상품이 바뀌고, 브랜드 입점도 유동적입니다.
소비자는 "다음엔 없을 수도 있다"는 희소성 심리에 자극받아 더 많이 사고, 더 자주 방문합니다.
코스트코가 저렴한 이유를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이유 | 설명 |
---|---|
빠른 재고 회전 | 빠르게 팔리고 빨리 채워져 재고 비용이 적음 |
직수입·PB 상품 | 자체 브랜드(Kirkland) 및 직수입으로 유통마진 최소화 |
단순 진열 | 팔레트 위에 박스 진열로 진열비용 절감 |
유료 회원제 | 회원비로 기본 수익 확보, 상품 가격은 저렴하게 유지 |
코스트코의 장점은?
- 대용량 상품의 저렴한 가격
같은 제품도 대량 포장으로 마트보다 훨씬 싸다. - Kirkland 자체 브랜드의 품질
품질 좋고 가격은 낮은 ‘가성비 갑’ 제품 다수 보유.
(예: 커클랜드 연어, 캐슈넛, 생수, 의류 등) - 제품 회전율 높고 품질 보장
불량·불만족 시 100% 환불(심지어 먹다가도 환불해주는 정책) - 식음료·시식 체험이 풍부
매장 곳곳의 시식으로 즐거운 쇼핑 경험 제공 - 해외 직구 느낌
외국 상품이 많아 ‘해외 마트 쇼핑’하는 기분을 줌
규모 면에서는 비교할 수도 없지만 왜 잘나가는가에 대해서는 '다이소'와 비슷한 점도 많았습니다.
"어떻게 이런 가격이 가능해요?" 다이소가 화장품, 영양제, 3,000원 운동복까지 저렴하게 팔 수 있
다이소에 가면 늘 드는 생각이 하나 있다.“아니, 이게 어떻게 천 원이야?”최근에는 화장품, 건강기능식품(영양제), 심지어 운동복까지 나오고 있다.3,000원짜리 레깅스, 5,000원짜리 반팔 티셔츠.
amitheonlyone1.tistory.com
코스트코의 단점은?
- 대용량 제품 위주라 1인가구에 부담
한 번에 사면 양이 많아 유통기한 내 소비 어려움 - 연회비 부담
자주 가지 않으면 본전 못 찾는 느낌이 들 수 있음 - 충동구매 유도
‘지금 아니면 못 사’라는 심리로 불필요한 지출 초래 가능 - 혼잡한 주차와 대기줄
특히 주말엔 주차난, 계산대 대기줄, 시식대 인파 등 스트레스 - 신용카드 제한
한국 코스트코는 아직도 현대카드만 사용 가능 (2025년 기준)
그럼 한국 코스트코는 앞으로도 잘 나갈까?
현재 코스트코는 기존 대형마트와는 전혀 다른 소비자 경험을 제공하면서 꾸준히 인기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특히, 가격 민감도가 높은 시기에 ‘가성비 쇼핑+신뢰도 있는 품질’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있는 점은 큰 강점입니다.
다만, 연회비 인상, 카드사 제한, 대기시간 스트레스, 고령화 사회와 같은 변수는 향후 고객 충성도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마트들도 코스트코처럼 하면 되는 거 아냐? 왜 못 따라할까?
1. 문화적/소비자 인식 차이, “회원제? 돈 내고 마트를 가라고?”
코스트코는 처음부터 유료 회원제를 전제로 한 사업 모델이었고, 고객도 그걸 알고 이용합니다.
하지만 한국의 마트는 “누구나 자유롭게 들를 수 있는 생활 밀착형 공간”으로 굳어진 지 오래입니다.
기존 마트가 “이제부턴 연회비 받겠습니다” 하면 소비자 반발이 극심할 것입니다.
특히 국내는 “이마트, 롯데마트가 왜 돈 받고 들어가게 해?”라는 불신이 따라붙기 쉽습니다.
2. 대용량 위주의 상품 구성, 한국 소비패턴과 미스매치
코스트코는 대용량+가족단위 중심의 미국식 소비 스타일에 최적화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은 1~2인 가구가 전체의 60% 이상, ‘소용량·간편식’이 더 잘 팔리는 시장입니다.
한국 마트가 코스트코처럼 대용량 위주로 바꾸면 재고 부담 + 소비자 외면이 동시에 올 수 있습니다.
3. 공간 구조와 부지 확보의 한계
코스트코는 외곽 대형 부지를 활용해 넓고 효율적인 창고형 매장을 운영합니다.
한국 대형마트들은 대부분 도심형 or 입지 제한적인 곳에 있고, 구조상 창고형으로 바꾸기 어렵습니다.
즉, 팔레트 진열하고 지게차 다니게 만들 공간 자체가 부족합니다.
4. 운영 방식 자체가 다름, 코스트코는 '오직 효율'에 집중
코스트코는 광고도 거의 하지 않고, 상품도 브랜드를 무작위로 교체하며 극단적인 효율성을 추구합니다.
반면 한국 마트들은
- 협력업체와 복잡한 계약관계
- 상품 배치에 대한 브랜드 요구
- TV광고, 할인행사, 문화센터 운영 등 다양한 마케팅 비용 발생
즉, 코스트코처럼 단순하고 거칠게 운영하기엔 한국 마트는 너무 다층적이고 복잡한 이해관계가 얽혀 있습니다.
5. 코스트코는 ‘수입상품 + 희소성’이 강점
코스트코는 해외 직수입 제품이나 해외 인기 브랜드를 많이 취급합니다.
이런 제품군은 ‘여기서만 살 수 있다’는 매력을 만들어내죠.
한국 마트는 대부분 국내 제조사 제품, 이미 다른 곳에서도 살 수 있는 제품이 많아 희소성 효과가 부족합니다.
코스트코와 한국 대형마트를 비교해봅시다.
항목 | 코스트코 | 한국 대형마트 |
입장 방식 | 유료 회원제 | 무료 입장 |
상품 구성 | 대용량 위주 | 소포장, 다양성 중심 |
부지/매장 | 외곽, 창고형 | 도심, 층 구조 많음 |
운영 전략 | 저마진 + 연회비 | 행사/광고/포인트 등 다양 |
소비자 반응 | 익숙하고 당연함 | 유료화·간소화 시 반발 우려 |
희소성 | 직수입, PB 중심 | 대중적, 보편적 상품 위주 |
코스트코 따라할 수는 있어도, 똑같이 성공하긴 어렵다?
한국 마트들도 창고형 매장을 시도했지만 (예: 이마트 트레이더스, 롯데 빅마켓), 완전히 코스트코처럼 운영하는 건 현실적으로 문화, 시스템, 소비패턴 등 구조적 한계가 존재합니다.
코스트코의 성공은 단순한 저가 판매가 아니라,
✔️ 철저히 다른 운영 철학
✔️ 미국식 소비문화의 수용
✔️ 유료 회원 기반의 충성도 확보
이 세 가지가 결합된 독특한 비즈니스 모델의 승리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럼, 여기서 또 궁금해지는 내용이 있죠.
우리가 코스트코 같은 시스템을 무작정 따라하려는 이유가 진짜 실용성 때문일까? 아니면 미국식에 대한 무의식적 동경 때문일까?
반드시 그렇다는 것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 미국은 선진국, 미국제품이 좋은 제품, 더 나은 제품이라는 인식이 있을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볼까요?
패스트푸드 | KFC, 맥도날드, 버거킹 등 “미국 브랜드=맛있고 간지나는” 이미지 |
창고형 마트 | 코스트코 열풍도 “미국은 이렇게 산다”는 문화적 호기심 자극 |
교육 | “SAT, 아이비리그, 원어민 영어”에 대한 과도한 동경 |
라이프스타일 | “미국 주택 스타일”, “빅사이즈 가구”, “수입 식품” 선호 |
패션/소비 | 브랜드 로고가 크고 선명한 ‘미국풍’ 스타일이 인기 많음 |
즉, ‘미국은 뭔가 앞서가는 나라’라는 믿음이 무의식 중에 작동 중일 수 있다는 겁니다.
그럼 코스트코는 진짜 실용적인가? 아니면 문화적 환상일까?
둘 다 맞지 않을까요?
‘실용성과 미국식 소비 문화에 대한 환상이 결합’되어 코스트코가 이렇게 잘나가고 있다고 봅니다.
✔️ 실용성
- 연회비 모델이 충성도 유도에 효과적
- 제품 품질 대비 가격이 뛰어남
- 소비자가 물건을 고르는 스트레스를 덜어줌
✔️ 문화적 판타지
- 미국 여행 온 듯한 대형 매장
- 대용량 상품, 외국 브랜드 제품
- “미국인처럼 사는 나”라는 소비의 정서적 보상
반드시 우리 것만 고집할 것도 아니고, 우리 것이 아니라고 해서 배척할 것도 없습니다.
단지 코스트코와 더불어 우리 기업들, 마트들도 힘들지 않고, 더 잘 되면 좋겠다는 마음 뿐입니다.